2022 회고 : 커리어

Dahee Lee
8 min readDec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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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이 아직도 어색한데 내년은 2023 이다. 올 해는 왜인지 회고를 하면서 한 해를 돌아보고 또 기록도 해놓고 싶었다. 유독 고민이 많았고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나름의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았고 결국 답은 단순 했고 나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다 필요했던 과정이기에 아쉬움과 후회는 없다.

더 성숙해진 한 해여서 오히려 좋음ㅎㅎ

1. 스테이지 업 (3월)

회사에 그로스 스테이지 제도가 있다. 역량에 따라 입사 시 스테이지가 부여 되는데 그동안의 업무 성과를 바탕으로 본인과 직속 리더가 판단하여 스테이지 업을 신청해 볼 수 있다. 인사실에서 작업 했던 과제와 스테이지 업에 필요한 역량을 자기소개서 쓰듯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팀 리더분들이 스테이지 업에 대해 먼저 이야기도 주시고 신청서 작성에도 상세한 피드백을 주셔서 지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볼 수 있었다.
기쁘게도 결과는 스테이지 업!🥺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그동안의 업무 결과물을 정리하는 시간과 역량을 인정 받았다는 뿌듯함과 보상에도 영향이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2. 부서 이동과 직군 변경 (6월)

상반기에 조직 변경, 업무 변경이 있었다. 리더가 바뀌면 업무의 방향성도 많이 달라질 수 있구나를 경험하고 내가 하는 업무가 과연 원했던 것일까 하는 고민이 찾아왔다. 다들 역량이 뛰어나시고 본받고 싶은 동료 분들로 구성된 팀이었는데 모두가 흩어지면서 아쉬움은 커지고 혼란은 가중 되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회사에 부서이동 제도가 시작 되었는데 서비스 데이터를 분석해 볼 수 있는 부서로 지원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 분들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이동에 대한 격려와 응원도 해주셔서 죄송하면서도 감사했다. 마치 이직하듯이 지원서 작성을 했고 과제도 수행하고 면접도 2번 진행 되었다. 캘린더 안에 당시 부서 업무와 부서 이동을 위한 일정들이 같이 있으니 기분이 참 미묘했다. 부서 이동이 되면 규모가 큰 데이터도 접해볼 수 있고 쿼리도 더 공부해볼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질 것 같아 긍정적으로 결과를 기대해 보았다. 면접 당시 쿼리에 대한 경험은 부족하지만 조직 내에 시각화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말씀 주시면서 이동이 승인 되었다. 이직과도 같았던 부서 이동이었다. 첫 몇 달은 새로운 조직에 적응도 해야하고 재택 환경 속에서 데이터에 접근하고 이해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모르는 것 투성이었고 과연 여기서 내 몫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크게 찾아왔던 것 같다. 다행히 팀 분들이 잘 도와주신 덕분에 지금은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

직군이 스태프에서 테크로 변경되는 경우였기에 3개월의 수습기간이 필요 했다. 같은 팀 내에 테크 직군 동료들을 보면 다들 엄청난 실력으로 업무를 수행해 내는 것을 보고 과연 직군 변경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스트레스도 함께 있었던 것 같다. 평가의 연속의 삶이란.. 결과적으로는 직군도 테크로 변경되고 스테이지도 조정되고 이에 맞춰서 약간의 보상 조정도 있었다. 현 부서의 리더 분들이 직군 변경 결정을 해주시고 전 부서 동료 분들이 변경 관련해서 세심하게 잘 챙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인연이 닿는 동료 분들이 다들 좋은 분들이셔서 참 감사하고 소중하다.

쭉 정리하고 나니 상황은 계속 변하는 것 같다. 예측이 불가한 상황에서 나는 지속적으로 선택하고 행동해 나가야만 한다. 변화를 예측할 수 없으니 더더욱 현재에 집중하고 즐겨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3. 사내 경진대회 (8월)

사내 태블로 경진대회가 있었다. 이 얼마 만에 대회인지! 사실 태블로 역량 덕분에 부서 이동할 수 있었던 기회가 주어졌던 것 같다. 이직도 말이다. 경진대회에 나가서 수상을 해야만 할 것 같은 부담과 나에게도 역량을 더 발전시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혼자 하기 보다는 팀내에 나와 같이 부서 이동을 하신 분들도 관심이 있다면 같이 해보면 시너지도 나고 좋을 것 같았다. 다행히도 먼저 제안을 주신 분도 있었고 여쭤봤을 때 흔쾌히 수락을 해주셔서 아이디어 회의도 하고 기획도 하고 대시보드도 만들고 피드백 수정도 하고 어쩌면 업무 진행하는 것 보다 더 큰 부담감을 안고 준비를 했다. 쿼리나 분석 역량이 한참 부족하여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 였는데 이 경진대회에서 수상하면 시각화에 대한 업무 능력도 증명이 되고 팀 내에서 몫을 해낼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줄 수 있어 내 마음이 좀 더 편해질까 싶기도 했다. 좋아요상, 테크니컬상, 스토리텔링상이 있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좋아요상과 테크니컬상 2개를 받게 되었다! 아.. 하나는 해냈다.. 이런 안도감과 함께 준비하면서 느꼈던 부담감이 가라앉혀졌고 응원해준 팀 분들, 같이 진행한 분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할 때는 부담스럽고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좋은 결과를 마주하니 정-말 뿌듯하고 성취감이 짜릿한 행복을 가져다 주었다.

역시 하길 잘했다!

4. 프로젝트 (10월)

한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서비스에서 데이터는 어떤 것들이 남는지, 로그 데이터는 어떻게 생겼는지, 어느 디비에 어떤 형태로 저장되고 있는지 등 파악하는데 필요한 데이터 서칭 업무를 진행했다. 그 이후에는 사업부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었는데 내가 맡은 역할은 팀에서 만든 분석 결과물을 시각화하여 대시보드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 자료는 현황을 파악하거나 지표를 트래킹하고 기획자나 마케터가 쿼리로 날리기 어렵고 복잡한 것들을 대시보드에서 동작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용도로 만들었다. 어려웠던 점은 로그 단위의 데이터를 말고 말고 또 말아 대시보드에서 보여줘야 하는 값으로 집계를 하는 테이블을 만드는 것, 추가적인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최대한 빠르게 불러 올 수 있도록 테이블 형태를 최적화 하는 것이었다. 프로젝트원 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이런 저런 시도 끝에 처음엔 다 안 될 것 같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었고 실제 유저가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으로도 개선할 수 있었다. 태블로에 적합한 형태로 테이블을 만드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컸는데 모두 적극적으로 함께 고민해주고 도와주셔서 개선이 가능했던 것 같아 감사하다. 기한이 계속 촉박한 업무라 한창 야근도 많이 하고 빠르게 대응해야하기도 했지만 늘 그렇듯 힘든 실전에서 더 빠르게 배울 수 있게 되는 것 같다.ㅎㅎ 이번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확장되어 진행 되고 있는데 내년에는 A/B테스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서비스가 개선되는 경험도 함께 할 수 있다면 정말 짜릿할 것 같다.

5. 멘토링 & 강연 & 컨퍼런스 & 책

회사 업무 외에도 지속적으로 태블로 관련된 외부 활동들을 하고 있다. 좋은 자극제가 되는 것 같아서 좋다. 사내에서는 태블로를 고독하게 사용하는 느낌이라 외부에서 비슷한 업무를 하는 분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참 반갑다. 역시 공감은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일까. 3월에는 진학사에서 진행하는 커리어 강연을 하게 되었다. 데이터 분석가라는 타이틀로 취업 준비부터 지금 하는 업무까지 소개하는 내용이었는데 강연을 준비하면서 한편으로는 과연 나의 스토리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과거에 한창 취업을 준비할 때 유튜브로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해서 일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스토리를 듣는 것이 흥미로웠고 그런 데이터 관련 유튜브를 보는 것이 나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되었었다. 데이터 분석 안에서도 전문 분야들이 다양하게 나뉘는데 그 중에서도 시각화에 중점을 둔 내용이 누군가에게는 흥미롭고 얻어가는 정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자료를 만들고 발표를 진행했다. 강연 신청자가 500명 가까이 되었다. 오프라인으로 발표해야 했다면 엄-청 떨렸을 것 같다. 다행히도 질의응답 시간에 시각화에 대한 관심과 질문들을 많이 주셔서 누군가에게는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어서 기쁘고 뿌듯했다. 그 이후로도 좋은 인연이 닿아 데이터 시각화 스터디에 멘토링 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멘토링 활동을 하다 보면 시각화 툴을 다루는 방법뿐만 아니라 시각화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리해 볼 수 있고 그들이 진행한 내용들을 보면서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어 뜻깊은 시간들이다.

취준 시절 태블로 커뮤니티에서 연이 닿은 분들이 태블로 관련 책을 출판하는데 좋은 기회로 서면 인터뷰에 참여하게 되었다. 태블로와 관련된 경험에 대한 1장의 짧은 인터뷰였고 이 내용이 책에 실린다는 것이 신기했다. 책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은 2년 전만해도 전혀 없었는데 언젠간 나도 기회가 된다면 내가 진심으로 공감하고 기억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 글을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은 문득 든다. 상상을 하다 보면 언젠간 실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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